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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호젓한 겨울여행 [1] 바닷가 국립공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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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237
내용

우리나라에는 모두 20곳의 국립공원이 있다. 대부분이 산이고 세 곳이 바다이다. 바다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세 곳은 남해 두 곳과 서해안 한 곳으로, 남해의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그리고 서해안의 태안해안국립공원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우리에게 한려수도(閑儷水道)로 알려진 바다이다. 한려수도란 한산도와 여수까지의 뱃길을 일컫는 말로, 경상도의 남쪽 바다이다. 이에 비해 다도해국립공원은 여수에서 흑산도에 이르는 전라도의 남쪽 바다이다. 그러니 남해 바다의 경치 좋은 곳들은 대부분 이 두 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마지막 한 곳인 태안해안국립공원은 충청도 태안군의 서해 바다이다.

 

남해의 해상국립공원들이 바다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놓은 것이라면 이 태안해안국립공원은 해안선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즉, 태안은 바닷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유일한 곳이라는 의미이다.


태안군은 면적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지만, 해안선의 길이가 무려 530km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경부고속도로보다도 약 100km가 더 긴 거리다. 그만큼 해안선의 굴곡이 심한 것이다. 이렇듯 긴 태안의 해안선은 또 다양한 해안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리같이 반듯하고 편평한 해안이 있고 또 거친 파도와 자갈로 이루어진 해안도 있다. 서쪽으로 시원하게 탁 트인 해안이 있고 또 섬으로 가로막혀 아늑한 해안도 있다. 태안에는 유명한 안면도가 있지만 이번에는 안면도를 제외한 태안의 대표적인 해변 몇 곳을 소개하기로 한다.

  
     
  유리처럼 반듯한 신두리해수욕장   
   

 

 
 
신두리해변
 

신두리해수욕장으로 들어서면 둥근 비석이 하나 보인다. 그 돌에는 ‘서해 최고의 해변’이라는 글이 새겨 있다. 빈 말이 아니다. 해수욕장에 순위를 정할 수는 없겠지만, 이 신두리해수욕장은 최고 소리를 들을 만한 곳이다. 반듯한 해변이 길게 펼쳐져 있고, 백사장도 거의 수평에 가까울 정도로 경사가 없어 파도도 낮다.

 

물이 밀려오는 것이 마치 커다란 유리 위를 타고 흐르듯 부드럽고 잔잔하다. 이렇듯 반듯하고 부드러운 해변으로는 이 신두리해수욕장이 서해안 최고임이 틀림없다.

 
 

이 신두리해수욕장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몇 년 전만 해도 넓은 해변에 낡은 건물 두어 채 있는 게 전부였던 아주 한가롭던 해변이었다. 그러니 해변도 아주 깨끗해서 그야말로 아름답고 신선한 해변이었다. 하지만 몇 년 사이에 신두리는 많이도 변했다.

 

대규모 리조트 단지가 들어서고 펜션들이 들어서고 어느새 사람들이 밀려드는 곳이 되었다. 그 맑고 깨끗하던 해변은 사라지고 곳곳에 사람들의 흔적이 남았다. 아직도 백사장에는 콩게들의 모래콩 작업이 한창이긴 하지만, 옛날의 호젓한 분위기는 이제 찾을 길이 없다.

 

하지만 비록 예전만은 못해도 신두리 해변은 아직도 건강하다. 제발 이 신두리의 생동감이 더 이상 지워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이 신두리는 원래 모래 사구로 유명한 곳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해변 사막이 펼쳐진 곳이 이 신두리다. 얼마 전 싸이언 휴대폰 광고에서 원빈과 김태희가 자장면을 먹느냐 스파게티를 먹느냐로 알콩달콩하며 걷던 들판길이 바로 신두리 사구이다. 사막이라기보다는 이제 초지에 가까워졌는데, 그 휑한 모래 위에서도 살아가는 식물의 생명력이 놀랍기만 하다.


지금 신두리에서는 개발과 보전의 논리가 한창 줄다리기를 벌어고 있다. 신두리해수욕장 끝에는 이곳부터는 모래사구이니 출입을 금한다는 차량출입 통제 안내판이 붙어 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사유재산을 침해하지 말라는 항의판이 서 있다. 잘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사구이니 보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신두리는 이미 너무 많이 다쳤다. 그러나 아직도 이 신두리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으니, 더 이상

상처를 입기 전에 한 번쯤 찾아가 볼 만한 곳이다.

 
     
 
신두리사구
 
신두리사구
 
     
  일몰의 정취가 빼어난 학암포해수욕장  
     
 
학암포해수욕장
 

학암포해수욕장은 태안반도의 북단에 위치한 해수욕장이다.

 

태안반도의 해수욕장 중 가장 운치 있는 해수욕장이 바로 이 학암포라 할 수 있다. 방파제를 사이로 해수욕장과 포구가 갈라져 있는데, 포구의 정취도 정겹고 해수욕장도 아늑하다.

 

해수욕장 앞 바다에는 솔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어, 바다 풍경을 한층 운치 있게 만든다.


만일 누가 태안의 해변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말하라면 나는 이 학암포와 안면도의 바람아래를 이야기한다.

 

 
 

그만큼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이 학암포이다. 물론 두 해변은 좀 차이가 있다. 바람아래가 자연 속에 푹 묻혀 있는 느낌이라면 이 학암포는 자연과 사람이 아주 평화롭게 공존하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좀 허술해 보이는 숙박시설과 음식점들 그리고 정리가 좀 덜 된 듯한 해변과 포구… 이런 분위기가 바로 학암포의 매력이다. 너무 깨끗하거나 획일적이면 왠지 모르게 불안해서 마음이 편치 않은데, 이 학암포는 오랜 시간을 머물러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 같은 곳이다.


태안 해안이 모두 서쪽을 향하고 있으므로 어디서나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지만, 이 학암포는 솔섬 덕에 그중 일몰이 유명한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여름철에나 솔섬 옆으로 떨어지는 해를 볼 수 있고, 일몰 각도가 남쪽으로 치우치는 겨울에는 멀리 남쪽 언덕 위로 해가 떨어진다. 하지만 그래도 솔섬과 해안 사이의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는 일품이다.

 
     
   전통의 해수욕장, 만리포해수욕장  
     
 

만리포해수욕장은 보령의 대천해수욕장 그리고 부안의 변산해수욕장과 함께 옛날부터 서해안의 3대 해수욕장으로 꼽히던 큰 해수욕장이다.

 

초승달처럼 가운데가 움푹 파인 반 타원형 해수욕장으로, 해안선의 곡선이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만리포해수욕장은 1955년에 처음 개장했다고 하니, 한국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개장한 아주 오래 된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만리포 사랑 노래비’이다. 

 
만리포
 
 

‘똑딱선 기적 소리 부푼 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
아직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국민 애창곡의 지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이 노래가 바로 이 만리포를배경으로 만들어진 노래다. 요즘이야 가요의 가사가 모두 사랑 타령이지만, 예전에는 지역을 소재로 한 노래가 많았다. 얼핏 떠오르는 것만 해도 ‘굳세어라 금순아’, ‘목포의 눈물’, ‘대전 부르스’, ‘소양강 처녀’ 등이 있다. 이런 노래들은 그 지방 사람들의 한없는 사랑을 받아서, 어김없이 이 노래를 기념하는 노래비가 서 있다.

 

부산 영도다리 앞에는 현인 씨의 동상이 있고 목포 유달산에는 ‘목포의 눈물 노래비’가 그리고 대전과 춘천에도 각각 ‘대전 부르스’와 ‘소양강 처녀’의 노래비가 있다. 이런 노래들은 곰곰히 가사를 새겨보면 당시 사람들의 애환을 담고 있는 노래들이니, 지역 주민들에게는 지역 정서를 대변하는 노래이기도 한 것이다.


노래비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방파제를 따라 등대까지 길이 이어진다. 이 방파제를 따라 가다가 왼쪽 산으로 좁은 포장도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작은 구릉을 하나 넘으면 모항이라는 아늑한 분위기의 포구가 나온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모항까지도 걸어볼 만한다. 약 15분 정도 걸으면 되는데, 산길이 아늑해서 걷기에 아주 좋다.

 

 
     
  파도 소리가 시원한 파도리해수욕장  
     
 
파도리해수욕장
 

파도리해수욕장은 태안의 수많은 해수욕장 중에도 가장 독특한 해수욕장이라 할 수 있다.

 

해변이 아주 작고 동글동글한 자갈로 덮혀 있다. 이렇게 둥근 돌을 몽돌이라 부르는데, 거제의 학동 해변과 완도의 정도리 해변이 몽돌로 유명하다. 이곳 파도리의 몽돌은 학동 해변이나 정도리 해변의 몽돌에 비해 아주 작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며, 이 돌에 색을 입혀 가공한 것을 해옥이라 부른다.

 

파도리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마을 길가에 이 해옥 전시장이 있어서 가공된 해옥을 볼 수 있다.


 

 
 

파도리해수욕장은 이름처럼 파도가 센 편이다. 바로 옆의 어은돌 해변과 비교해 봐도 확실히 파도리의 파도가 거세고 또 파도 소리도 힘차다. 해변이 모래가 아닌 몽돌로 이루어진 탓도 있겠지만, 아마 바다 속의 구조도 파도를 잘 일으키는 구조가 아닌가 싶다.


파도리해수욕장은 태안에서 가장 파도가 좋은 곳이다. 몽돌 해변을 거닐며 거센 파도의 숨소리도 듣고 또 힘차게 솟아 오르는 포말을 보고 싶다면 이 파도리를 찾으면 된다.


태안은 아름다운 천혜의 해안을 가진 대신 산과 강이 없다. 태안에서 가장 높은 산인 백화산이 채 300m가 되지 않는 낮은 산이다. 큰 물길도 없어 실개천 정도의 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태안의 해안은 가히 서해 최고의 해안이라 할 수 있다. 태안 해안으로 가게 되면 신두리와 학암포 또는 파도리와 만리포 코스 중 한 코스를 선택해 여유 있게 돌아보는 것이 좋다.

 

권한다면 신두리와 학암포 코스를 권하고 싶다. 신두리 해변과 사구를 천천히 걸어보고 학암포의 해변과 포구를 돌아보는 코스가 요즘 계절에 더 어울리는 코스인 것 같다.

서울에서 태안까지는 약 3시간 정도 거리이고 요즘은 5시 반이면 해가 떨어지니, 학암포에서 일몰을 보고 올라와도 시간은 충분하다. 올 겨울 날씨가 너무 춥지 않은 날을 택해 서해 바다로 가벼운 겨울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것 같다.

 
     
 

[ 도로 안내 ]

태안으로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건너 서산I.C를 빠져나가면 된다. 서산I.C를 나와 바로 만나는 32번 국도에서 좌회전해 서산 방향으로 간다. 이 길을 계속 가면 서산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서산으로 가서도 태안 이정표를 따라 계속 직진해야 서산 시내를 피해 가게 된다.

 

이 길을 가면 예천사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좌회전해서 계속 32번 국도를 타면 된다. 이 길을 따라가면 태안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서도 태안읍으로 들어가지 말고 만리포 이정표를 따라 외곽도로로 직진하는 것이 좋다.

 

이 길이 계속 32번 국도로 이 길을 따라가면 장산교차로가 나온다. 파도리나 만리포로 가려면 여기서 직진하여 계속 가다가 송원삼거리에서 좌측 길로 접어들면 파도리로 가게 되고 송원삼거리에서 직진하면 만리포다.


학암포나 신두리로 가려면 장산교차로에서 우회전해야 한다. 원북 방향으로 이 길을 가면 길 가운데 둥근 화단이 있는 로터리가 나오고 이 화단을 돌아 좌회전하여 원북 방향으로 634번 지방도로로 들어가면 된다.

 

이 길을 가면 원북면 소재지 앞에 반계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좌측길로 들어서면 신두리와 학암포로 가게 된다. 이 길을 가다가 닷개삼거리에서 신두리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해 가면 신두리이고 계속 직진해 가면 학암포가 있다.

- 대중교통

서울 남부시외터미널(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서 태안읍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이 버스를 타고 태안버스터미널까지 간 후 태안버스터미널에서 신두리나 학암포, 만리포, 파도리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 음식점 ]

이번 코스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박속밀국낙지탕이다. 박 속을 무처럼 썰어 파와 함께 시원하게 끓인 국물에 낙지를 넣어 먹는 탕으로, 시원하기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국물과 낙지를 먼저 먹은 후에 밥이나 수제비를 주문하면 된다. 밥과 수제비는 별도로 돈을 받지 않는다. 이 박속밀국낙지탕은 태안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이니 꼭 맛보기를 권한다.

 

단, 1인분에 12,000원으로 가격은 좀 비싸다. 탕에 들어가는 낙지의 수는 현지 낙지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낙지가 싼 철에는 1인분에 두 마리도 들어가지만 겨울철은 낙지가 많지 않을 때라 1인분에 한 마리가 들어간다. 하지만 양은 부족하지 않다.


이 박속밀국낙지탕은 태안 어디서나 음식점 메뉴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이 음식을 잘 하는 집은

반계삼거리가 있는 원북에 있다.

원풍식당(041-672-5057)과 원이식관(041-672-5052)이 유명한 집인데, 유명세로는 원풍식당이

조금 앞서는 것 같고 규모나 시설은 원이식관이 더 낫다.

 

신두리나 학암포 방향으로 가다가 반계삼거리에서 우측길로 가면 바로 원북면 소재지이다.

이 곳이 태안의 대표 음식인 박속밀국낙지탕의 본 고장이다. 조금만 가면 바로 길 오른쪽에 원이식관이 있고 원이식관을 지나 조금 더 가면 길 왼쪽으로 원풍식당이 있다.


그리고 만리포에도 음식점들이 많다. 딱히 유명한 집은 없는 것 같고 비교적 맛은 안정적이라 한다.

[ 숙박시설 ]

숙박시설은 만리포와 신두리에 많다. 만리포의 숙박시설은 만리포넷이라는 사이트에 정리가 잘 되어 있으니 이 사이트를 참조하면 된다.
만리포넷 : http://www.malipo.net/ 


신두리에는 ‘하늘과 바다 사이’라는 대규모 리조트가 바닷가를 점령하고 있다.
하늘과 바다사이 리조트 : http://www.sky-sea.co.kr, (041)674-6666


한적한 저녁 시간을 보내려면 학암포로 가도 좋다. 학암포에도 민박과 여관들이 있다.

시설은 좀 떨어지지만 학암포의 정취를 즐기고 또 한적한 곳을 원한다면 이 학암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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