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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봄 날씨가 따스해서 벚꽃의 개화시기를 맞추기 어렵지 않나 싶다. 사실 봄꽃은 개화시기를 점치기가 아주 어렵다. 꽃봉오리가 맺혔나 싶으면 바로 꽃망울을 터뜨렸다가 봄 비 한 번 내리면 후두둑 낙화를 시작한다. 아마 기후 변화가 심한 봄 날씨 때문일 것이다. 그 변덕 심한 날씨 속에서 개화 조건만 맞으면 빨리 꽃을 피워야 하니 봄꽃인들 오죽 애가 타지 않겠는가. 그런 봄꽃을 두고 때 맞춰 피지 않는다고 타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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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 |||||||
마이산은 정상의 높이가 673m인 낮은 산이다. 그리고 산행 기점 자체가 높아 산행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산이다. 그러나 그 독특한 생김새로 인해 마이산은 예로부터 신비의 산으로 알려져 왔다. 게다가 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탑사의 돌탑들은 마이산의 신비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서 마이산을 온갖 추측과 가설들이 난무하는 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럴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풍수지리다. 산 정상에 있는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 암수의 조화를 이루고 또 남성의 정기를 지닌 지리산과 여성의 정기를 지닌 계룡산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암수의 조화가 절묘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것이 그 속설이다. 게다가 이갑용 처사가 탑사의 돌탑을 쌓을 때도 음양오행의 이치에 따라 음의 날에는 양의 돌을 쌓고 양의 날에는 음의 돌의 쌓고 마지막 돌을 올릴 때는 반드시 100일 기도를 마친 후에 마지막 돌을 얹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그러니까 돌에도 음의 돌과 양의 돌이 있다는, 그런 이야기다. 그러나 모두 옛날 이야기다. 탑사의 돌탑들이나 마이산의 생김새나 모두 신기하기는 해도 신비로울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이런 미아산과 돌탑들을 애써 신비로운 것으로 몰고 가려는 사람들 역시 내게는 신기해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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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바위들이 제주도의 현무암처럼 숭숭 구멍이 나 있거나 마마를 앓은 얼굴처럼 파이고 떨어져 나간 자국들이 있다. 더 놀라운 건 이 깍아지른 듯한 거대한 바위의 패인 홈에 누군가 작은 돌탑을 쌓아 놓았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고 돌탑을 쌓았을 텐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아마 제 정신은 아닌 사람일 것이다. 어쨌거나 마이산의 바위들은 바위라고 보기엔 시멘트 덩이 같아 보이고 그렇다고 시멘트 덩이라고 보기엔 완전히 부실 시공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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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위가 부분적으로 떨어져 패인 곳을 풍화혈(風化穴)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로서 마이산의 신비는 모두 풀렸다. 다만 한 가지, 앞에서 말한 그 거대한 수직바위의 풍화혈에 쌓은 앙증맞은 돌탑들… 그 인간의 무모함이 빚은 작은 돌탑이야말로 마이산의 최대 신비라 할 수 있다. | |||||||
마이산의 명물인 벚꽃과 탑사 그리고 움푹움푹 패인 바위들을 보려면 남부주차장에서 출발하는 것이좋다. 남부주차장에서부터 탑사까지 이어지는 벚꽃길이 아주 아름답고, 기묘한 바위들도 남쪽에 있고, 길도 아주 완만해서 슬리퍼를 신고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길 중간에 탑영제라는 큰 저수지가 있는데 이 부근의 벚꽃이 가장 아름답다. | |||||||
탑사 | |||||||
마이산 남부주차장에서 벚꽃길을 따라 1.9km, 약 40분 정도 올라가면 유명한 탑사가 나온다. 이미 탑사나 나오기 전부터 심심치 않게 돌탑들이 보이지만, 탑사에 이르면 곳곳에 도열해 있는 수많은 돌탑에 절로 탄성이 나오게 된다. 크고 작은 돌탑들이 좁은 절터를 빼곡히 메우고 있다.
큰 돌탑에는 일광탑, 월광탑, 중앙탑 등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대웅전 뒤의 천지탑 한 쌍이 가장 세련되고 규모도 크다. 높이는 보통 어른 키의 약 세 배 정도로 요즘 보기엔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그 형태가 아주 당당하면서도 매끈하다. 에펠탑처럼 안쪽으로 살짝 휘어지며 솟아올라 밋밋하거나 답답하지 않다. 그리고 이 수많은 돌탑이 거센 폭풍우에서 흔들리기만 할 뿐 전혀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도 신기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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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갑용 처사는 상당히 독특한 인물이었던 것 같다. 독특하다고 말한 것은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서이다. 이갑용 처사에 대해 전해오는 이야기들을 보면 하나같이 허무맹랑해서, 도무지 짐작도 할 수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갑용 처사에 대해 이야기를 몇 가지 옮겨보도록 한다. 우선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탑사의 돌탑들을 음양오행에 맞춰 쌓았다거나 또는 제갈공명의 진법에 따라 쌓았다는 말이 전해진다.
이 이야기는 내가 음양오행이나 제갈공명의 진법을 전혀 모르니 확인할 길이 없다. 그리고 그 다음은 이갑용 처사가 축지법과 공중부양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는 이야기다. 축지법을 이용해 멀리서도 단숨에 돌을 날랐고 또 공중부양을 해서 높은 곳의 돌을 쌓았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너무도 많이 회자되어 마치 사실처럼 전해지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이갑용 처사의 자손에 따르면 이갑용 처사는 사다리를 이용해 돌탑을 쌓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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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것이 이갑용 처사의 자손들이 대대로 돌탑을 관리해오며 어찌어찌하다 절이 되어버린 것 같다. 실제로 탑사는 돌탑 때문에 유명해진 절이지만 절 자체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좁은 바위 협곡에 건물 서너 채 들어선 것이 전부이다. 이렇듯 규모도 작고 또 일주문이나 천왕문 등의 문루도 없어 절의 형식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탑사라는 이름도 사실 절의 내력이나 불교적인 의미를 담은 이름이 아니다. 그저 탑이 많은 절이라 해서 탑사라 불리던 것이 그대로 이름이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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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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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에 얽힌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이성계가 남원 운봉 땅에서 왜구와 싸워 대승을 거둔 뒤 한양으로 돌아가던 길에 이곳 마이산에 들러 기도를 올리고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는 이야기다. 이성계가 마이산에 들르게 된 연유는, 꿈 속에서 왕의 상징인 금척(金尺)을 받았는데 꿈 속에서 그 금척을 받은 자리가 바로 마이산이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성계는 마이산 정상의 은수사에 와서 천하를 구하는 기도를 하고, 신령스런 마이산에 자신의 성인 ‘이(李)’ 씨를 의미하는 배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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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실배나무 주위에 스테인리스 대접들이 죽 돌아가며 놓여 있는데 겨울이면 이 대접에서 실제로 고드름이 위로 자란다. 이는 이 곳의 지역적 특성상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대류현상 때문이라고 한다.마지막으로 은수사의 대적광전 앞에 큰 북이 하나 걸려 있는데, 북 옆에는 이 북을 세 번 치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글이 써 있다.
실제로 그럴 리는 없지만 휴일이면 북을 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절 집에 와서 마음껏 북을 한 번 쳐보는 작은 이벤트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해서 마이산 여행이 끝난다. 봄날 벚꽃이 휘날리는 계절에 벚꽃길을 따라 마이산의 신기한 바위와 탑사의 돌탑들 그리고 은수사의 이성계 설화를 돌아보는 여행도 깔끔한 하루 여행으로 적당하다. 마이산 도립공원 : (063)433-3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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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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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 |||||||
마이산 남부주차장 부근에 음식점들이 많다. 맛은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는 편이다. 이곳에서 식사를 해도 좋고, 맛집을 찾아간다면 진안읍내에 있는 ‘진안관(063-432-0651)’을 찾아가도 좋다. 애저찜이 유명한 집이다. 애저란 본래 어미 돼지의 뱃속에 있는 돼지의 태아를 이르는 말이다. 예전에는 이 돼지의 태아를 사용해 애저찜을 만들었는데, 요즘에는 태어난 지 1년 정도 되는 돼지 새끼를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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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시설> | |||||||
마이산 북부주차장 부근에 깨끗한 숙박시설들이 있고, 남부주차장 부근에 민박집들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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